• 6111
  • 2013-03-12
    미국 청소년 및 청년의 독서 습관과 도서관 이용 현황

  • 미국 청소년 및 청년의 독서 습관과 도서관 이용 현황 


    독서습관은 독서환경의 변화와 맞물려 시대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이를테면 언제 어디서 책에 대한 정보를 구하고, 어떤 형태의 책을, 어떤 방식으로 소비하는지 말입니다.

    인터넷전문 시장조사기관인 퓨 인터넷(Pew Internet)은 2012년 10월 미국 청소년 및 청년(16~29세)의 독서습관과 도서관 이용행태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여기서 청소년 및 청년이란 10대 후반에서 20대 후반에 이르는 고등학생·대학생·사회초년생을 말하는데, 이들이 책을 소비하는 방식이 향후 도서관의 전망을 좌우하게 될 것입니다. 때문에 도서관 공공서비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자 하는 도서관 관계자 분들이라면 오늘날 젊은 독자들의 독서습관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에 주목해 볼 가치가 있을 겁니다.

    이 연구에는 전화조사대상자 2,986명과 도서관 단골 이용자로 구성된 온라인 패널이 참여·답변해 주었습니다.


    청소년 및 청년의 독서습관은 어떻게 다른가

    지난 1년 동안 미국 젊은이들 열 명 가운데 여덟 명은 책을 읽었고, 여섯 명은 지역 내 공공 도서관을 이용했습니다. 이들의 독서습관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책을 읽을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이 등장하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주요수단이 달라진 오늘날의 환경변화에 민첩하게 적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30대 미만 젊은이들의 모바일 기기(스마트폰, 노트북, 타블렛pc, 전자책 단말기 등) 보유율은 80% 이상으로, 나이 자체가 학력이나 수입 등 기타 관련요인들보다 모바일 기기 보유율과 더 깊은 상관관계를 지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젊은이들은 SNS, 이메일, 숙제, 쇼핑을 위해 거의 ‘온종일 온라인 상태’에 있는 등 정보를 얻는 곳 또한 대개가 인터넷이었습니다.

    젊은이들은 책을 읽는 목적에서도 분명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30세 이상의 사람들이 주로 즐거움을 위해 책을 읽고, 그 다음으로 시사를 따라잡기 위해 책을 읽는 것과 달리, 젊은이들은 학교과제나 개인적으로 흥미가 있는 주제를 연구하기 위해 책을 읽는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책에서 얻는 기쁨에 대해서도 30세 이상은 ‘조용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점’을 꼽았지만, 젊은이들은 ‘긴장감 넘치는 줄거리와 이야기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낀다’고 대답했습니다.

    젊은이들이 읽은 책으로는 인쇄서적 75% (16세 이상 전 연령 기준 72%)이 압도적이었으며 그 뒤를 전자책 19% (17%)과 오디오북 11% (11%)이 따르고 있었습니다. 이를 종합해보면 지난 한 해 어떤 형태로든 책을 한 권 이상 읽은 사람은 청소년 및 청년의 83% (75%)를 차지하며 전 연령 평균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책을 읽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지난 해 읽은 책의 수’를 묻는 물음과 관련해서는 연령층과 연관된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되지 않았습니다.



    인쇄서적을 읽는 비율과 연령 사이에 눈에 띄는 차이는 없었지만, 청소년과 청년에 비해 30세 이상의 사람들이 인쇄서적을 약간 더 많이 읽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어린 고등학생 집단과 가장 나이 많은 65세 이상의 집단에서는 중간층에 비해 전자책을 덜 읽는 경향을 보이고 있고, 20대 후반은 다른 집단에 비해 오디오북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자책을 읽는 데 이용하는 기기에도 차이가 있었는데, 30세 이상에서는 전자책 전용단말기를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과 달리, 30세 이하의 청소년과 청년 집단에서는 스마트폰 41%이나 컴퓨터 55%가 (킨들 23%이나 타블렛 16%) 보다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콘텐츠를 이용하는 총 비율은 전체 인구의 43%, 청소년 및 청년의 47%로 집계되었는데, 이들 중 30%는 전자책의 편이성으로 말미암아 예전보다 책을 더 많이 읽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작고 가벼워 다양한 자세로 읽을 수 있다는 전자책의 특성 덕택에 수업시간 사이의 쉬는 시간에도,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그리고 여행 중에도 짬짬이 틈을 내 간편히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고 말입니다.

    이렇게 어떤 책이라도 원하기만 하면 즉시 내려 받아 읽을 수 있는 전자책과 언제 어디서든 귀에 꽂기만 하면 들을 수 있는 오디오북이 삶의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기뻐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 쪽에는 종이책의 장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휘리릭 넘겨볼 수 있는 종이책이라면 일일이 페이지를 클릭해가며 전자책 1권을 읽을 시간에 적어도 5권은 읽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컴퓨터 스크린같은 모바일 기기의 화면보다는 따스한 질감의 종이가 더 친밀하게 느껴져 좋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책을 추천받고 구하는 경로


    ‘책을 추천받는 경로’와 관련해서는 ‘가족과 친구 또는 동료’를 통한다는 답변이 가장 일반적이었지만 부차적인 경로에 있어서는 연령에 따라 차이가 있었습니다. 표를 해석하자면 30세 이상이 온라인 서점과 관련 웹사이트에서 정보를 공유하는 데 비해, 대학생 이하는 도서관 사서(또는 도서관 웹사이트)나 서점관계자로부터 소개받는 등 흔히 대면관계를 통해 추천받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고등학생들의 경우 도서관 사서로부터 책을 추천받는 경우가 36%에 달해 전체 평균의 2배에 육박했습니다.

    ‘언제 책을 사고, 언제 책을 빌리는지’를 묻는 말에는 인쇄서적과 전자책 독자의 다수가 책을 빌리기보다 구입해서 읽는 것을 선호했습니다(각 61%, 54%). 그러나 이와 대조적으로 오디오북의 독자는 오직 31%만이 구입해서 읽는 걸 선호했습니다.

    ‘책을 사거나 빌리는 기준’에 대한 연령별 차이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다만 ‘도서관에 책을 빌리기 위한 줄이 얼마나 긴지’와 ‘지금 당장 보고 싶은지’의 여부에 달렸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한 온라인 패널은 “만약 도서관 전자책 대출 대기자가 너무 많다면 책을 그냥 구입하는 방법을 택할 거예요. 또 만약 참고용으로 잠깐 볼 책이라면 빌려서 보겠지만 앞으로도 가끔씩 필요할 것 같다면 구입해야겠죠.” 라고 대답했습니다. 가장 최근에 읽은 책에 대해서는 구입했다는 사람이 50%, 친구나 가족으로부터 빌렸다는 사람이 24%, 도서관에서 대출했다는 사람이 14%로 나왔는데, 고등학생은 상대적으로 도서관에서 대출하는 비율 37%이 높은 반면, 20대 후반은 구입하는 비율 58%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책을 보통 대출해서 읽는다는 온라인 토론단은 구입할 책의 기준을 꼼꼼히 선정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주로 ‘투자로서의 가치가 있을 때, 다시 읽을 예정이 있을 때,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을 때,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을 때, 특별한 의미가 있을 때, 수집하는 시리즈 중에 한 권일 때’ 책을 구입한다는 의견이었습니다. 한 패널은 ‘수집하는 시리즈의 책은 아니지만 현재 기대 중인 책’ 일 때는 전자책으로 구입해서 읽고, ‘해리포터나 왕좌의 게임 같은 특별한 시리즈’ 인 경우에는 종이책과 전자책을 둘 다 구입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도서관 이용 현황



    지난 1년 동안 16세 이상 전체인구의 56% (30세 이하 청소년 및 청년의 60%)는 도서관을 이용한 적이 있고, 그 이용 목적은 “연구 조사 40% > 도서 대출 36% > 신문, 잡지, 정기간행물 이용 22%” 순이었던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도서관 이용률은 16-17세가 72%로 가장 높았던데 비해, 65세 이상의 경우 49%에 그쳐 연령에 따른 차이가 극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공 도서관이 자신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묻는 말에는 ‘매우 중요하다’ 38% 와 ‘중요하다’ 31% 의 긍정적 반응이 69%, ‘그리 중요하지 않다’ 17%와 ‘전혀 중요하지 않다’ 13%의 부정적인 반응이 30%로 나와서 도서관의 중요도에 대한 인식이 대체로 높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도서관 이용률’과 ‘도서관의 중요도에 대한 인식’에는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예를 들어 고등학생 집단은 도서관 이용률이 가장 높고 연구조사와 자료대출에 관해 사서에게서 도움을 받는 일 역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도서관이 중요하지 않다는 답변이 45%로 회의적인 반응이 많았으며, 20대 후반 집단은 도서관에 대한 의존도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74%에 이르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한편, 전자책을 이용하게 된 다음부터 도서관 웹사이트를 방문하는 일이 늘었다는 의견은 공통적이었지만, 오프라인의 도서관을 직접 방문하는 일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한 온라인 패널은 “도서관에 직접 가서 책을 빌리는 것보다 웹사이트에서 전자책의 형태로 내려 받아 보는 것이 훨씬 신속하기 때문에 도서관 방문 횟수가 크게 줄었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책이 전자책으로 나오지 않은 경우에만 도서관에 갑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패널은 “도서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나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서 여전히 종종 도서관에 갑니다. 물론 집에서도 전자책을 받아 볼 수 있지만 도서관을 방문하는 빈도에는 사실상 변화가 없습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도서관의 전자책 서비스

    그런데 문제는 상당히 많은 수의 도서관 이용자들이 그들이 이용 중인 도서관에서 전자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지 혹은 그렇지 않은지 여부를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서비스 이용자들의 경우에도 도서관 내부에 게재된 공지나 도서관 웹사이트의 안내를 통해 전자책 서비스의 시행을 알게 된 경우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웹사이트 이용 도중에 우연한 기회로 알게 되었다거나 전자책 단말기의 구입을 고려하면서 서비스제공여부를 확인하면서 알게 되었다고 하니 ‘회원들에게 직접적으로 메일을 보내 서비스를 안내’하는 것과 같은 적극적인 홍보활동의 추진이 시급합니다.

    전자책 대출 방법 및 과정에 대해서는 편리하다는 견해가 대다수였지만, 일부는 킨들∙누크∙아이패드∙노트북 등 다양한 기기에서의 대출 방법이 통일되고 대출단계도 간단해진다면 훨씬 더 편할 것이라고 개선방향을 제시했습니다. 또 아이패드로 읽다가 휴대폰으로 읽는 것 같이 기기를 바꿔 읽을 때에도 읽고 있던 페이지가 저장돼 그대로 펼쳐진다면 좋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한편, 현재 전자책을 읽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도서관이 다양한 방법의 전자책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이용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자책이 미리 다운로드된 전자책 단말기를 대출하고 싶다는 의견’이 58%, ‘모바일 기기에서 전자책을 내려 받는 방법에 대한 강의를 듣겠다는 의견’이 33%, ‘전자책전용단말기나 타블렛 이용법에 대한 강의를 듣겠다는 의견’이 31%로 조사되었습니다.


    도서관 전자책의 미래

    그렇다면 도서관 전자책서비스의 모습은 앞으로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요? 앞에 나온 온라인 토론자들의 바람을 한마디로 요약해보면 이렇습니다. “모든 책이, 모든 종류의 기기에서 읽을 수 있는 전자책의 형태로 나와, 모든 도서관이용자들이 읽을 수 있기를!”

    전자책의 전망에 대해 전자책서비스 이용자들 모두는 매우 낙관적인 반응을 표했습니다. 사람들로 하여금 더 많은 책을 읽을 수 있게 하는 전자책이야말로 도서관의 미래라는 의견과 함께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자책 대출서비스에 대한 사전모델 부족으로 인하여 출판계와 도서관 측이 겪을 어려움에 대해서도 만약 도서관이용자들에게 어떤 책이 전자책으로 발간되기를 원하는지 의견을 구하기만 한다면 그에 대해 최선을 다해 응답하겠다고 지지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처럼 전자책의 중요성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 모두가 입을 모아 낙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자책이 인쇄서적을 대체할까’라는 물음에 ‘그럴 것’이라고 예측하는 이는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도서관이란 단순히 책을 빌리는 공간에 그치지 않으며, 지역사회 주민들이 모이는 소통의 공간으로서 기능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에 더해 전자책에 접근하기 어려운 저학력·저임금 이웃들이 책을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면 물리적인 형태의 도서관은 필수적이라고 말입니다. 한 온라인 패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킨들로 책을 읽는 걸 매우 좋아해요. 하지만 어느 날 도서관에 종이책들이 확 줄어든다면 몹시 실망할 거예요. 왜냐면 종이책에는 종이책만의 느낌이 있으니까요.” 



    ★ 'Younger Americans' Reading and Library Habits, Pew Internet Libraries, October 23, 2012', 김현빈 번역·정리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