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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7-02
    공선옥의 스스로 행복해지는 법

  • [네이버 2006/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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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이 세상에 살면서 책만 읽고 살라고 한다면 정말 좋겠다. 나는 언제나 ‘책읽기’에 주려온 사람이다. 언제 한번 원없이 정말 책만 읽는 시간이 내게 주어진다면 나는 세상에 더 이상 바랄것이 없을것만 같다. 나는 맛있는 음식도, 좋은 옷도, 비싼 집도 싫다. 내가 원하는건 그저 책을 사도 내 호주머니 사정이 그리 불안하지 않을만큼의 돈, 책을 충분히 읽고 살아도 걱정이 그리 많지 않을만큼의 돈을 벌고 살면서 옷은 책을 읽고 있을때 불편하지 않은 옷, 집은 책을 펴놓을 상 하나 펼쳐놓으면 그것으로  더 이상 들여놓을것 없는 집.

     

     나는 책을 다 읽고나면 그 책들을 절대로 집에 쌓아놓고 싶지 않다. 그 책을 누군가에게 주어서 그와 함께 그 책의 감동을 나누고 싶다. 물론 모든 책이 다 감동스러운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그 책에 대한 느낌만은 나국나 공유하면서 살고 싶다.

     

     그러나, 나는 아직 내 생애 언제 한번이라도 읽고 싶은 책을 원없이 읽어보지 못하고 살아왔다. 어린시절에는 그야말로 책이 없어서(정확히 말하면 책 살 돈이 없어서). 어른이 되어서는 책 읽을 시간이 없어서. 나는 왜 책 읽을 시간을 그렇게도 내지 못했을까. 그리고 지금도 내지 못하고 살고 있을까. 애들 어려서는 애들 키우느라. 지금은 그 애들 키울 돈을 버느라.

     

     집안에 책이 쌓인다. 읽고 싶은 책, 읽어야 할 책, 읽기를 바라는 책..... 날마다 꿈을 꾸며 산다. 내 언제고 집에 있는 책들만이라도 다 읽어치우리라, 그러고 말리라. 오직 책을 읽어치우고 말겠다는 그 희망으로 나는 팍팍한 하루하루를 견디며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옛날에 공장에 다니던 처녀들이 내 비록 오늘은 고달픈 나날을 살지만 언젠가 좋은 남자 만나 좋은 집에 살고야 말리라는 희망을 품고 살았듯이. 그런 희망을 품고 살았던 우리 언니는 그러나, 지금 언니가 꿈꾸었던 남자와는 다른 남자(언니가 그렇게 말했다)를 만나 내가 보기에 그리 좋은 집은 아닌 집에서 살아간다(언니에게는 좋은지 모르겠지만). 그러니, 나 또한 내 언젠간 내 집에 잇는 책들만이라도 남김없이 읽는 사람을 살리라는 희망이 끝내희망으로 끝날지도 모른다.

     

     아직 책을 다 읽지 못해서 책들을 남과 나누지 못하고 집안에 쌓아놓는다. 그래서 나는 책을 마음껏 읽고 살리라, 그 책을 남과 나누리라는 꿈을 모두 이루지 못하고 사는 셈이다.


     그래놓고도 나는 또 책을 산다. 읽지 못하고 그래서 나누지 못하는 책들이 집안 사방에 쌓여가고 있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데도 나는 또 책을 사고 싶다. 서점 앞을 지나면 그냥 지나가지 못한다. 책을 사지 않겟다고 결심하고 들어섰다가도 꼭 책을 사서 나온다.

     

     

     나는 책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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