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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7-01
    [전태일 평전] ‘나의 또 다른 나’ 전태일과 벗들

  • ㆍ‘나의 또 다른 나’ 전태일과 벗들

    ▲조영래·아름다운전태일


    내 존경하는 친구여.

    자네는 어떤 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보다 더 아름다운 것을 보신 일이 있으면 저에게도 나누어주십시오. 저의 메마른 심령 위에 향기로운 기름을 부어주십시오. … 심한 생존경쟁의 싸움터에서 휴식을 간구하는 미약한 저에게 동심의 감화로 눈물을 일으켜주십시오.

    저는 너무나 메말랐습니다. 너무나 외롭습니다. … 휘황찬란한 물질문명의 베일보다는, … 밤이 되면 형형색색의 네온사인이 불야성을 이루고 자동차의 행렬이 불야성을 이루는 도시의 소음보다는, 귀뚜라미 우는 사랑방에 모여 동네방네 친구들과 벌이는 사랑의 토론이 얼마나 멋있을까요! (216쪽)


    2009년 4월 사단법인 전태일기념사업회가 <전태일 평전>을 새롭게 펴냈다. 전태일은 1948년생이고 이 평전을 쓴 조영래는 1947년생이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해본다, 전태일과 조영래가 지금 살아 있다면 어떻게 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전태일은 자신의 일기와 수기에서 다른 사람을 지칭할 때 ‘나의 전체의 일부’ 혹은 ‘나의 또 다른 나’라고 부른다. 전태일의 관찰과 사색과 분노와 고뇌와 결의가 조영래의 것이며, 전태일의 아픔과 진실과 사랑도 조영래의 것이었다. 전태일은 말한다. “어떠한 인간적 문제이든 외면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이 가져야 할 인간적인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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