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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7-07
    [디펜딩 더 언디펜더블] 원조 자유주의’ 눈으로 세상을 다시 보다

  • [책읽는 경향] 디펜딩 더 언디펜더블
     정연교 | 경희대 철학과 교수

     

    ㆍ‘원조 자유주의’ 눈으로 세상을 다시 보다

    ▲ 디펜딩 더 언디펜더블 | 월터 블록·지상사

    남을 비방하는 것만큼 불쾌하고 나쁜 것은 없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비방자들은 자유롭게 말할 권리를 더 옹호 받아야 한다. 이들의 권리가 보호될 정도면, 아예 모욕적인 발언을 하지 않는 사람들의 권리는 당연히 보호될 것이 아닌가. 마찬가지로 비방자와 중상모략가들이 자유롭게 말할 권리를 침해당하면, 다른 이들의 권리도 그만큼 위태로워진다. (101쪽)

    중개가 주요 역할인 포주는 금융, 보험, 주식 등 일반적인 중개상들보다 오히려 더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 일반 중개상들은 경쟁을 줄여주는 제한적인 법에 의존하지만 포주는 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맡은 바 역할을 다하고 있으니 말이다. (144쪽)

    자본주의적 무정부주의자(anarcho-capitalist) 월터 블록이 철저하게 시장원리에 입각해서 바라 본 세상 얘기다.

    제목처럼 옹호할 수 없는 사람들, 즉 암표상, 고리대금업자, 공갈협박꾼, 매춘부와 포주, 악덕상인과 투기꾼 등을 옹호한다.

    서로 자발적으로 합의해서 저지르는 일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처벌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자율과 책임 그리고 불간섭을 지상가치로 삼는 자유방임주의에 충실한 입장이다. 진보와 보수만 존재하는 우리나라의 사상계에 공권력의 과도한 개입과 참견이 가져올 수 있는 위험을 경고한다.

    어느덧 잊혀진 ‘원조 자유주의’를 통해 좌와 우에 함몰된 정치적 이념의 지평을 반성해 볼 기회를 준다. 만약 ‘무정부주의’가 생소하게 느껴진다면, 올 여름 피서 겸 한번 읽어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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