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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7-08
    [노란 불빛의 서점] 토론·조언으로 가득한 책방, 되살릴 길 없을까

  • [책읽는 경향] 노란 불빛의 서점
     백창화 | 숲속작은도서관 관장

     

    ㆍ토론·조언으로 가득한 책방, 되살릴 길 없을까

    ▲ 노란 불빛의 서점 | 루이스 버즈비·문학동네

    어린 시절에 읽었던 책들은 우리를 과거로 인도한다. 그것은 꼭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 때문만은 아니다. 그 책을 읽었을 때 우리가 어디에 있었고 우리는 누구였는가를 둘러싼 기억들 때문이다. 책 한 권을 기억한다는 것은 곧 그 책을 읽은 어린아이를 기억하는 것이다.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다음 빈 칸을 채우시오. “( )라는 책을 만났을 때 나는 ( )살이었다. 그러고 나서 6개월 안에 나는 ( )라는 작가가 쓴 다른 소설들을 모조리 읽어치웠다.” 내 경우에 빈 칸에 들어갈 말은 각각 <분노의 포도>, 열다섯, 존 스타인벡이다. 독서는 혼자서 하는 외로운 행위이지만 세계와 손잡기를 요구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53 ~ 54쪽)

    프랑스 시골마을에서 만난 책방 주인 장 마크 디디용은 프랑스에서 책방, 책방 주인이 줄어드는 것은 국가적 망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슈퍼마켓에서 양파, 홍당무와 함께 책이 팔리는 것도 몹시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진짜 책방과 책방 주인은 책에 대해 조언하며 토론하고, 책을 골라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는데 그런 책 판매인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내 눈에 프랑스 등 유럽의 도시들에는 골목마다 진정한 책방과 책방 주인이 넘쳐나고 있었다.

    한 소년의 인생을 바꿔놓을지도 모르는 책 한 권을 경험할 수 있는 그런 책방, 여유와 느긋함이 넘치고 토론과 조언으로 가득한 ‘노란 불빛의 서점’이 한국 골목골목에 되살아날 방법은 없는 것일까.

    오늘도 나는 대형 서점의 서가들 사이에서 길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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