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882
  • 2010-07-14
    [우리 선생 뿔났다] 따분한 시간표에 ‘통쾌한 반란’

  • 경향신문은 '책 읽는 경향'을 통해 매일 아침 독자들에게 책 한 권씩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4년째 쉬지 않고 내보내고 있습니다. 일간지 1면에 날마다 서평 형태의 칼럼을 싣는다는 것은 신문사로선 매우 이례적인 기획일 뿐더러 사회적으로도 무척 의미 있는 일입니다. 7월과 8월 두 달 동안 '책읽는사회'가 '책 읽는 경향'을 맡아 책 소갯글을 주선하기로 하였습니다.



    우리 선생 뿔났다 | 강소천 외 글 · 권태향 그림 · 루덴스


    따분한 시간표에 ‘통쾌한 반란’
    ~이상희 | 패랭이꽃그림책버스도서관장~
    고양이 안고 낮잠 재워 주기/ 자장면 아저씨랑 자장면 배달하기/ 종이비행기 날리며 동네 한 바퀴 반 뛰기/ 앞치마 두르고 라면 끓이기/ 만화 영화 한 편씩 꼭 보기/ 논에서 허수아비랑 새 쫓기/ 잔디밭에 누워 풀벌레 소리 엿듣기/ ― 이건 가을철 꽁수네 학교 목요일 시간표다.

    오리랑 운동장에서 오리걸음 걷기/ 고구마 밭에 가 고구마 캐기/ 사다리 타고 옥상에 올라 구름 바라보기/ 컴퓨터 게임 두 시간씩 하기/ 콩밭에 가 콩메뚜기 한 병씩 잡기/ ― 이건 가을철 꽁수네 학교 금요일 시간표.

    (36쪽 권영상 ‘꽁수네 학교 시간표’)

    슬기로운 생활/ 과학/ 도덕/ 사회/ 실과 ― 이건 내가 아는 초등학교 3학년 아이의 진짜 목요일 시간표다. 이 아이가 ‘꽁수네 학교 시간표’를 읽으면 어떤 얼굴을 할까? 부러운 얼굴을 할 게 틀림없다. 나부터도 이 시를 읽으면서 입이 헤벌어졌다. 이런 시간표가 있는 학교라면 얼마든지 다니겠다고 생각하면서.

    아이들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학교생활을 주제 및 소재로 삼은 이 동시 모음집에는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를 바 없는 학교생활이 그려져 있다. 따분한 공부 시간, 위압적인 선생님, 마음을 옥죄는 성적표…. 또한 예나 지금이나 답답한 현실을 빠져나와 발랄한 꿈을 꾸고 킥킥대며 구름을 타고 노는 아이들이 그려져 있다.


    이상희 | 패랭이꽃그림책버스도서관장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