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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7-21
    [미토콘드리아] 생명 기원과 진화 그 ‘공생의 드라마’

  • 경향신문은 '책 읽는 경향'을 통해 매일 아침 독자들에게 책 한 권씩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4년째 쉬지 않고 내보내고 있습니다. 일간지 1면에 날마다 서평 형태의 칼럼을 싣는다는 것은 신문사로선 매우 이례적인 기획일 뿐더러 사회적으로도 무척 의미 있는 일입니다. 7월과 8월 두 달 동안 '책읽는사회'가 '책 읽는 경향'을 맡아 책 소갯글을 주선하기로 하였습니다.



    미토콘드리아 | 닉 레인 · 뿌리와이파리


    생명 기원과 진화 그 ‘공생의 드라마’
    ~박문호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자유라디칼 신호의 분출과 함께 미토콘드리아에서 터져 나오는 독립적인 유성생식에 대한 충동 역시도 산화환원 신호로 나타난다.

    세포군체에서는 손상된 세포가 다른 세포와 유성생식을 시도하면 세포군체 전체의 생존을 위태롭게 하며 혼란만 일으킬 뿐이다. 유성생식을 위한 신호는 바로 세포손상을 자백하는 신호다. 더 이상 정상적인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몸을 이
    루는 체세포에서 성을 위한 산화환원 신호를 죽음의 신호로 바꾸는 데 강한 선택압이 작용했을 것이다. 결국 대의를 위해 손상된 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아포토시스를 일으켜 공동목표를 유지하고 개체의 진화를 향한 길을 닦았다. (322쪽)

    닉 레인의 <미토콘드리아>는 생명의 기원에서 다세포 동식물의 출현까지 면밀히 밝혀낸다. 초기 지구 자외선 방어시스템에서 진화된 효소들이 물분해형 광합성으로 연결되며, 대기 중에 산소의 축적으로 생명의 진화가 가속된다. 산소의 출현과 공생이라는 두 현상으
    로 생명의 드라마를 전개한다.
    유성생식과 세포자살, 그리고 다세포 동물의 출현을 ‘미토콘드리아’라는 박테리아와 숙주세포의 공생관계로 설명한다.

    미토콘드리아는 서식공간과 영양물질을 얻는 대신 자신의 유전자 대부분을 숙주세포핵으로 전달하고 숙주세포와 운명의 공동체가 된다. 숙주세포의 핵 유전자가 손상되면 더 이상 증식할 수 없어 감옥에 갇히게 된 미토콘드리아의 몸부림으로 유성생식이 출현했으며,
    결국 다세포 군체에서 다세포 동식물로 진화한다.
    <미토콘드리아>는 저자의 다른 책 <산소>와 함께 생명의 기원과 진화를 묻는 독자라면 꼭 만나야 할 명저이다.


    박문호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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