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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8-24
    [둔감력(鈍感力)] 숨막히는 세상...‘둔감’도 능력이다

  • 경향신문은 '책 읽는 경향'을 통해 매일 아침 독자들에게 책 한 권씩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4년째 쉬지 않고 내보내고 있습니다. 일간지 1면에 날마다 서평 형태의 칼럼을 싣는다는 것은 신문사로선 매우 이례적인 기획일 뿐더러 사회적으로도 무척 의미 있는 일입니다. 7월과 8월 두 달 동안 '책읽는사회'가 '책 읽는 경향'을 맡아 책 소갯글을 주선하기로 하였습니다.



    둔감력(鈍感力) | 와타나베 준이치 · 형설라이프


    숨막히는 세상...‘둔감’도 능력이다
    ~남이숙 | 군산대학교 일어일문학과 교수~
    사람의 성공과 실패는 재능에만 달려 있지 않다. 다시 말해, 재능이 곧 성공은 아니다. 이렇게 말하면 “재능보다 운이나 타이밍이란 말인가?”라고 따지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개인의 파워나 재능만이 일률적으로 통용되는 곳이 아니다. 이러한 세계에서 필요한 게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좋은 의미의 둔감함이다. 물론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의 재능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을 크게 갈고닦을 수 있는 것은 강하면서도 우직한 둔감력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26~27쪽)


    하루하루 숨가쁜 속도전 속에서 남보다 뛰어난 능력을 강요받으며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게 현대인의 삶이다. 그뿐인가! 취업난, 그게 겨우 해결되어 연착륙한 경우에도 세상은 녹록지 않다. 얄미운 동료, 심술궂은 상사, 속 터지게 하는 고객과 악플. 이런 환경 속에서는 순수하고 민감한 사람일수록 상처받기 쉽다.

    저자는 질책을 당해도 실패해도 굴하지 않는 평상심을 유지하는 능력, 즉 둔감력이 있어야 일에 성공할 수 있고 서바이벌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신체의 경우도 둔감한 쪽이 자율신경에도 필요 이상의 부담을 주지 않아 혈관까지 활짝 열리게 하고, 알레르기에도 강하고, 몸의 저항력을 키워 암 치료와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파한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인간의 둔감력 중에서 으뜸이 바로 어머니의 사랑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다. 자식을 낳은 어머니는 어떤 상황에서도 아이를 양육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며, 자신이 낳은 아이가 어떠한 짓을 하더라도 모든 것을 허용하며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둔감하다는 얘기는 마이너스적 이미지가 강해 많은 이들이 싫어하는 말이다. 하지만 좋은 둔감력은 우리에게 편안하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꽃피우게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순수하고 마음 약한 이들이여! 행복의 길을 열어주는 또 하나의 새로운 문인 둔감력에 가끔은 주목할지어다!


    남이숙 | 군산대학교 일어일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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