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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7-02
    독서현장탐방 - 인천 어린이도서관협의회

  • [경향신문 2005-06-17]


    khan-logo

    Ⅳ 독서현장탐방
    1. 인천 어린이도서관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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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5일 오후 인천 부평구 부개1동 아름드리도서관. 수업을 마친 초등학생 대여섯명이 팔을 걷어붙이고 김치담그기에 열심이다. 글쓰기 강좌의 일환으로, 쓰기에 앞서 직접 체험해보는 시간. 고사리손으로 무채를 투박하게 썰어 배추에 버무린 아이들은 설거지가 끝나자 장판바닥에 앉거나 엎드려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낸다.


    2002년 문을 연 이곳은 옛 공단지역 부평의 끝자락에서 작은 도서관을 통한 문화 바꿔내기 실험을 벌이고 있다. 일신시장 입구 상가건물의 50평 남짓한 공간에 5,000여권의 책을 마련하고 아이들의 관심과 동선을 고려해 소박하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몄다. 주말을 제외한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문을 열어놓는다. 열람은 무료이고 매달 5,000원을 내면 책을 빌려갈 수 있다.


    “인근에 아이들이 이용할 만한 문화시설이 거의 없는 형편이에요. 어린이책 열람, 대여 이외에 체험 위주의 강좌를 마련해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하려고 합니다. 계속 적자이지만 동네 주민들의 후원과 자원봉사로 꾸려가고 있습니다.”


    이곳 오미숙 관장은 올초부터 천연 비누·화장품을 만드는 아로마 전문점을 함께 운영한다. 가게운영 이익금을 도서관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바쁜 그를 대신해 거의 무급에 가까운 상근 사무국장이 하루종일 도서관을 지키며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생긴 10여개 교양강좌도 뜻을 함께 하는 강사들이 수익금을 도서관에 돌려주는 방식이다.


    인천지역에는 이처럼 개인이 운영하는 작은어린이도서관이 10곳이 있다. 1998년 개관한 연수구 연수2동의 늘푸른도서관을 시작으로 작은도서관 좋은친구들(연수1차 아파트), 짱뚱이어린이도서관(청학동), 진달래어린이도서관(부평5동), 맑은샘어린이도서관(청천1동), 달팽이어린이도서관(청천2동), 신나는어린이도서관(삼산동), 청개구리어린이도서관(산곡3동), 품앗이어린이도서관(산곡2동)이 차례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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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초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역연대단체인 인천어린이도서관협의회(회장 박소희 늘푸른도서관장)가 생겼다.


    지역마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동네문화를 가꾼다는 정신은 비슷하지만 각자 운영방식은 다르다. 맑은샘은 어린이서점이 발전한 것이고 짱뚱이는 아파트 노인정 가운데 거의 비어있는 남자 노인실을 활용했다. 청개구리는 동네 주민들 누구라도 강사로 참여하는 활발한 강좌가 특색이다. 장애인 시영아파트에 들어선 좋은친구들은 가구마다 책을 배달하는 등 의욕을 보였으나 공간확보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간 어린이도서관은 여러 형태의 도서관 가운데 가장 자생적인 공간이다. 주로 주부들이 자기 아이에게 동화를 읽히기 위해 동화 공부모임을 만들고, 멀리 떨어진 공공도서관 대신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끼리 작은 공간을 꾸리는 수순을 밟는다. 97년 생긴 서울 파랑새어린이도서관을 비롯해 전국에 80여개가 활동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인천 늘푸른도서관의 박소희 관장은 민간 어린이도서관 운동의 초창기 멤버다. 7년째 도서관을 운영해온 그는 공공도서관 영역에서 어린이도서관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고 인천지역에 생긴 민간 어린이도서관이 제자리를 잡도록 산파역할을 해왔다.


    최근에는 책읽는사회국민운동이 건립한 8번째 금산 기적의 도서관 개관준비위원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아이와 함께 동화를 읽다가 도서관을 차리게 됐어요. 당시 연수동 신도시는 차를 타고 30분 가야 공공도서관을 만날 수 있었어요. 그나마 불편해서 아이를 데리고 오래 있기가 곤란했습니다. 사랑방같은 도서관에 목말라 했지요.”


    그는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인 딸이 다섯살 때부터 동화읽기 모임을 시작해 둘째 딸이 젖먹이이던 시절, 포대기에 아이를 업고 다니면서 도서관을 일구었다. 이곳은 동네도서관의 역할도 톡톡히 했지만 연수구에 2개의 공공도서관을 끌어들이는 데 큰 몫을 했다. 주민들의 도서관 사랑에 힘입어 지난해 연수공공도서관이 생겼고 올 10월에는 연수어린이도서관이 생긴다.


    그는 “공공도서관이 어린이실을 강화하고 어린이전용도서관이 생기면서 민간의 소규모 어린이도서관은 찬밥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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