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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7-02
    인터넷 서점 ‘독서 마당’

  • [경향신문 2005-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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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Ⅳ 독서현장탐방

    11. 인터넷 서점 ‘독서 마당’


    책 읽는 열기가 인터넷 서점의 서평공간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주요 인터넷 서점들이 고객을 위해 마련한 ‘독서 마당’에 책을 좋아하는 이들이 다양한 서평을 올리며 한바탕 ‘독서 잔치’를 벌이는 것이다. 이 인터넷 서점의 서평자, 서평들은 책 읽기 문화의 확산에 크게 이바지하는 것은 물론 출판계에도 긍정적 영향력을 미친다는 평가다.


    ◇후끈 달아오른 인터넷 서점=책읽는 누리꾼들이 인터넷 교보문고, 알라딘, 예스24 등 주요 인터넷 서점들이 마련한 서점내 개인 서평공간으로 몰려들고 있다. 업체들이 다양한 이름을 붙여 만든 공간은 개개인이 서평, 추천하는 도서, 독서 일기 등을 자신의 개성에 맞게 꾸밀 수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는 ‘독서공감’이라는 허브 아래에 북로그, 북멘토, 프렌드숍 등을 운영 중이다. 북로그는 책(book)과 로그(log)의 합성어로 자신의 서평, 책과 관련한 각종 정보를 담는 곳. 물론 누구나 그 북로그에 들러 서평을 읽고, 정보를 챙겨갈 수 있다. 지난해 2월 서비스가 시작돼 현재 8만여개가 넘어섰다. 북로그가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것이라면 북멘토는 일반인들에게 조언자 역할을 할 수 있는 각계 전문가들이 꾸미는 독서공간. 현재 나희덕·장석주 시인, 소설가 김탁환씨 등은 물론 내로라 하는 ‘재야의 고수’ 37명이 참여하고 있다.


    알라딘의 ‘나의 서재’도 열기가 뜨겁다. 기존에 운영하던 마이리뷰, 마이리스트 등을 업계에서 처음으로 블로그와 결합시킨 나의 서재의 활동자는 6만여명에 이른다. 나의 서재는 인터넷상에 자신의 가상서재를 꾸미고 서평·감상·도서리스트·다양한 책정보 등을 담는다. 서평은 하루 평균 153건 정도가 등록되며, 누적 서평은 28만여건에 이른다.


    예스24의 ‘회원리뷰’ ‘리스트나눔터’도 마찬가지. 회원이 서평을 올리는 회원리뷰는 월평균 6,000여건이 올라 오고, 지금까지 24만여건이 등록돼 있다. 회원이 특정 테마별로 추천하는 리스트나눔터도 월평균 2,000여개가 등록될 정도로 인기다. 인터넷 교보문고 이성은 고객개발파트장은 “인터넷서점들의 서평공간은 책 읽는 고객들이 직접 꾸미는 곳”이라며 “참여하는 고객들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고 밝혔다.


    ◇독서문화 활성화에 큰 몫=인터넷서점의 서평공간이 큰 인기를 끄는 것은 개인적 공간이 주어지는 데다, 관심있는 사람들끼리 쌍방향으로 관련 정보를 교환하는 장점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서점들의 각종 서비스 제공, 타인에게 주목받고 싶어하는 젊은층의 욕구 등도 주요한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서평의 활성화는 무엇보다 책읽는 문화의 확산에 기여한다고 분석한다. 책에 관한 정보가 한 개인의 폐쇄된 공간에 담겨있지 않고 사이버세상을 통해 너나 할 것 없이 공유되기 때문이다. 좋은 책에 대한 예리하고 철저한 분석과 추천은 책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 폭을 크게 넓힌다. 이성은 파트장은 “북블로그의 활성화는 우리 사회의 독서문화 전반에 신선한 활력소로 평가된다”며 “이는 곧 책 읽기에 대한 기반의 확장으로 이뤄진다”고 분석했다. 또 북로그를 활용하는 북로거들끼리도 서로간 정보교환을 통해 책 읽기의 질적 향상도 이뤄질 수 있다.


    특히 보통 사람들의 서평은 전문가들의 전문적 서평과 달리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제가 많아 일반인들의 관심을 끌기도 한다. 교보문고에서 북로그를 운영하다 북멘토가 된 권경애씨는 “내가 보고 괜찮은 어린이 책이라는 생각이 들고, 남에게도 추천할 만하다 싶은 책을 1주일에 1권 정도 서평에 올린다”며 “어린이 책에 대한 정보를 찾는 엄마들로부터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권씨는 “북로거끼리는 물론 보통사람들에게도 다양한 시각의 서평은 책 읽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서평은 출판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알라딘 마케팅팀 박진경 팀장은 “사라질 뻔한 책을 되살리는 등 숨겨져 있던 좋은 책들을 발굴하는 경우도 많다”며 “특히 출판사들은 신간 발간전 이들로 서평단을 꾸려 반응을 보는 등 출판기획에도 영향을 준다”고 전했다. 예스24 임수정씨는 “서평에 따라 책의 운명이 결정되는 경우도 많다”며 “고객들의 구매 의사 결정에 서평이 점점 힘을 더 발휘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그러나 인터넷서점의 서평활성화가 독서활성화에 이바지하지만 오히려 부정적 결과를 낳는 경우도 있다. 바로 출판사가 ‘작전 세력’을 동원해 의도적으로 올리는 ‘가짜 서평’ 문제다. 한 인터넷서점 관계자는 “가짜 서평이 있다는 사실을 전해듣고 골라내는 데 최선을 다하지만 한계가 있다”며 “가짜 서평이 최고의 암적 존재”라고 전했다.


    도재기 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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