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향신문 2005-10-06]
짧은 기간의
‘긴 만남’ 들려준 노래 눈물나요
짧은 기간이었으나 좋은 만남을 또 하나 하게 되었어요. 어제 저녁에 모임에서
여러분들이 불러준 노래에 목이 메어 눈물이 자꾸만 나는데… 이제서야 남쪽에서도 ‘우리의 민족교육’을 리해하기 시작했고 우리 1세분들이 하늘에서
한풀이 하셨겠지란 생각도 솔직히 들었어요.
시즈오카 재일동포 민족학교 선생님들.
2박3일, 여러분들이 어떻게 지내나,
학생들이 리해를 할까, 우리 어머니들이 바쁜데 협력을 해주실까 많은 걱정을 했어요. 우리집도 례외가 아니에요. 어떻게 손님도 좋게 받아들이고,
사춘기 소년 우리 지성을 납득시키고, 또한 이번 기회에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과 계기를 주기 위한 방법이 뭣인지 많이 고민도 했어요. 그런데
막상 사람이라는 것은 만나다보면 정이 오가고 그런 걱정도 아예 사라졌어요.
다정하게 우리 지성, 애련 이름을 불러주었는데 기뻤던
것 같애요. 애련은 “송편을 엄마 만들 줄 아세요?” “오늘 그분들과 함께…” 얘기가 끊이지 않았어요. 그렇게 첫날째 무뚝뚝했는데 헤어지기 싫어
도요하시학교 학생하고 사이좋게 되지 말고 시즈오카만 왔다 갔으면 좋을 텐데란 말까지 하니… 우리 애련이 예쁘지요?
학교운영은 계속
어려워요. 선진국에 학교선생님이 일본회사 신입사원보다 싼 값으로 아침, 저녁, 일요일도 없이 일하는 사람은 우리 학교 선생님과 총련 일꾼
이외에는 없어요.
모처럼 찾아오신 손님을 이름도 모른 채 헤어지니 정말 멈추지도 되돌리지도 못하는 시간이 미워요. 이제 3장이나
썼는데 이렇게 긴 편지를 남쪽 사람들한테 써본 적이 없어요. 어색한 단어 쓰임도 많을 것이지만 용서하십시요.
제안:애련이
문통(문자메시지)이나 이메일 하는데 공통성이 있으면 좋은데 혹시 동방신기나 좋아하는 같은 또래 애가 없을까요?
〈시즈오카 재일동포
민족학교 지성이 어머니 주명미 드림. 2005년 9월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