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은 '책 읽는 경향'을 통해 매일 아침 독자들에게 책 한 권씩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4년째 쉬지 않고 내보내고 있습니다. 일간지 1면에 날마다 서평 형태의 칼럼을 싣는다는 것은 신문사로선 매우 이례적인 기획일 뿐더러 사회적으로도 무척 의미 있는 일입니다. 7월과 8월 두 달 동안 '책읽는사회'가 '책 읽는 경향'을 맡아 책 소갯글을 주선하기로 하였습니다.![]() | ||
앎을 비운 자리서 숙성되는 지혜 ~김수우 | 시인, 인문학 카페 ‘백년어서원’ 대표~ | ||
![]() 시간은 가장 오래된 지혜이며 새로운 지혜이다. 쉼과 기다림은 실제로 삶과 꿈을 감응시키는 숨은 질서, 자연의 질서가 아닐까. 모두 현실에 매달려 있지만 정작 삶은 보이지 않는 데서 완성되고 있는지 모른다. 함부로 조급하고 함부로 판단하는 시대, ‘진인사대천명’은 우리가 익혀야 할 무위의 자세이리라. 조급한 앎을 극복하고 스스로 비운 사이, 몰래 숙성되면서 결국 진리의 향기를 끌어내는 힘, 이것이 바로 공부이며 공부의 까닭이므로. 무한한 우주에 닿아 있는 이 직관을 통해 우리의 영혼은 진보한다. 실존의 새로운 가능성을 끊임없이 제시하는 저자의 고유한 인문(人紋)이 올올이 느껴지는 페이지들. 섬세하고도 단호한 의지와 올곧은 실천, 그리고 모험이 층층이 드러난 결이 아름답다. 어디선가 옥수수 익은 냄새가 나는 듯. | ||
김수우 | 시인, 인문학 카페 ‘백년어서원’ 대표 |